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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부부가 일이 있게 되어서 .. 우연히 그 집 강아지를 봐주게 되었다.

거창하게 대리고 있는다거나 몇일 동안 봐주는게 아니라
한두번 정도 5분 거리 정도 떨어진 그 친구집에 가서 사료를 조금 챙겨주면 된다.(하루만)

다행이 낮시간도 아니고 집도 가까워서 시간 마춰서 적당히 슬리퍼를 신고선 갔다가 밥만 주고 와도 되고
나름 강아지가 귀여워서 내 멘탈 케어할겸 강아지랑 잠깐 놀다 와도 되고 말이다.

귀차니즘이 강력한 나로서는.. 쉬엄 쉬엄 갔다 오는게.. 조금 귀찮아지길레..
이번에 한번 갔을때.. 아싸리 내가 왔다 갔다 하지 말고 그냥 강아지를 내가 대리고 있어도 되지 않나 싶었지만..

단 1분만에 내가 대리고 있기엔.. 떵치우는것 부터 시작해서 공간 문제도 있어서 안될꺼 같아서 포기..

때는.. 몇일전 늦어질듯한 오후...

//

“까카옥 토오옥”

카톡음이 울린다.

“난 이제 출근한다 이따가 로이 밥좀 부탁한다.”

솔직히 부탁하는 녀석 마음도 그렇게 좋지는 않을꺼다.
단순하게 밥만 주고 가면 되는 단순한 일이지만 조금 안좋게 받아드린다면.. 개밥을 챙겨주는 일이니.. 받아드리는 상황에 따라서 불쾌 할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난 무상관.. 강아지가 워낙 귀엽고 솔직히 요즘 삭막한 멘탈이 케어되는듯한 느낌이라 오히려 환영중이다.

“걱정마 테이블에 올려놩”

밥수발을 들어야 하는 녀석의 이름은 로이이고.. 거짓말 조금 보태서 내 발보다 조금 크다.(285신음)

강아지가 어린것도 있고 크기 자체가 작은 종류라서 따로 사료 푸대에서 퍼서 그릇에 담아주는게 아니고 어른 숫가락으로 한스픈 정도 물에 불려서 주면 되기에 사료통은 주먹만하다.

그렇기에 내가 찾기 쉽게 테이블에 올려놓으라고 말한거다.

...
...

오후 6시 10분 ..

내가 그 로이 녀석의 밥을 챙겨줘야 하는건 오후 7시 정도다...
물론 딱 7시에 마춰서 줘야 하는건 아니고 내 시간에 마춰서 1시간 전후로 적당히 가서 챙겨주면 된다.

딱히 저녁시간에 일도 없고 해서 7시에 마춰서 가려고 했으나.
8시에 약속이 잡혀서 조금 일찍 출발은 했다.

슬리퍼를 신고선 가려고 했는데..
몇일전에 컨버스화를 하나 사게 되어서 그녀석을 한번 꺼내들었다.

사실 발이 작은 편이 아니라서 이런 종류의 신발은 인터넷상에서 주문하기가 까다롭고 딱히 좋아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가을에 가볍게 걸을 때 신어 볼까라는 생각으로 사게 되어.... 고..

“어찌 되었건 이번에 함 신어보자 “

발볼은 좁아서 발가락이 불편하고 평소 신어보질 않턴 종류라 그런지 어색어색한.. 이 느낌... 싫타..
이러다 뒷꿈치 다 까이겠다 싶어서 신발을 꺽어 컨버스화를 슬리퍼로 만든후 이어폰을 귀에 꼽는다.

“나 그대와 둘이 걷던 그 좁은 골목계단을 홀로 걸어요~”

평소 대충 음악을 거의 방치 수준으로 놓아뒀더니 밑도 끝도 없이 플레이 시킨것이 아이유의 소격동이 당첨된것이다.

“잠들면 안돼요 눈을 뜨면 사라지죠”

노래가 끝날쯤.. 도착을 한다.

지갑에서 마스터키를 꺼내들고 번호키에 가져대 대니
스르륵 하면서 열린다.

아무래도 밤에 혼자 빈집에서 지내야 하는 강아지 때문인지 거실 불을 켜져 있었다.

“으음 나갈땐 라디오를 켜놓고 나갈까?”

혼자 있을땐 요즘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구닥다리 라디오를 켜놓고 듣곤 하는데..
집을 비울땐 항상 라디오를 나는 켜놓기에 그 생각을 잠깐 한것이다.

아무래도 남의 집 물건을 막 건들기는 그래서 따로 물어봐서 결정하기로 하고 .. 그녀석 이름을 불러본다.

“로~이야~”

몇번인가 얼굴을 보고 .. 또 내가 놀아줬던 녀석이라 그런지 아니면 워낙 붙임성이 있어서 아무나 보고 반기는지는 아직 모르겟지만..

현재로서는 미친듯히 짧은 꼬리를 흔들어 대면서 방가움을 온몸으로 표현중이다.

“어구 어구 보고 싶었져~”

울타리를 앞발로 올려놓고선 좋아라 날리인 녀석을 가슴쪽에 손을 넣어 살짝 들어 올려서 꺼내 준다.
어른 손바닥 2개 보다 작은 녀석이 발아래서 꼬리를 살랑 거리는 터라

그 자리에 앉아서 잠시 놀아준다

바닥을 두두리면서 손을 마구 움직이니 그거에 반응해서 빙글 빙글 돌기 시작하고 필받아서 전력 질주를 하다가 돌아오고 물론 꼬리는 신나게 흔들면서 말이다.

마음 같아서는 30분 정도 놀아주고 싶었으나.
8시 약속때문에 이제 밥을 주고선 10분만 놀아주고 갈 생각이다.

“로이 이제 밥먹자 있어봐~”

밥그릇을 물이 조금 있는것을 확인하고선.. 거기에 딱딱한 사료를 불릴 생각을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물이 조금 많았던거 같더라.

당연하게도 바닥에 내려놓고 사료가 물에 불릴때까지 로이는 견딜수가 없을 터이니 테이블에서 사료를 담았고.
그걸 본 로이는 엉덩이를 바닥에 깔고선.. 기다리기 시작한다.

“아 이럴줄 알았으면 오자 마자 물에 불리는건데”

아직 어린 강아지이기에 딱딱한 사료를 그냥 삼켜서 당분간은 물에다가 불려서 주고 있다.
적어도 2~3분 정도는 그대로 사료를 둬야 하는데

이미 사료 냄새를 맏아서 인지 계속 테이블에 근처도 못가는 앞발을 척하니 올릴려고 시도를 한다.
(그래봤자 의자 다리 아래쯤이지만)

주위를 조금 놀이 쪽으로 돌릴려고 했지만 보는둥 마는둥 시선은 테이블위에 밥그릇...

서성이다가 자기가 원하는데로 안되니
근래에 교육받은데로 엉덩이를 깔고 앉는다..

보다 못해 조금 덜 불었지만.. 밥그릇을 내려줬고 1분도 안되서 한숫갈정도의 사료를 흡입을 한다.

어릴적에 집에서 덩치큰 잡종 진돗개를 키운적이 있는데.
밥먹을때 쓰다듬다가 물린적이 있어서

밥먹을때 쓰다듬거나 만지는게 강아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게 아닌가 싶어 가만히 지켜만 봤다.

“로이 잘 먹었어?”

설거지가 필요없는 빈바닥을.. 몇번이도 다시 핡고 있는 로이 녀석을 쓰다듬으며
밥그릇을 때어 놓았고 내가 간후에 물을 먹을수 있게 정수기 물을 살짝 담가 바닥에 내려주었다.

또 먹을것을 주는가 싶어 코를 디밀었지만 아닌걸 알고선 주변 냄새만 한참을 맞더라.

밥을 먹였으니 조금은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헝겁같은것이나 장난 감으로 놀아주는데
이때.. 웃긴 상황이 벌어지더라.

한참을 귀찮은듯 즐기는듯 .. 소리내면서 놀던 로이가..
한쪽으로 달려가다가.. 잠시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나를 보는거다.

그러더니.. 멀뚱히 나를 쳐다 본다.
마치 그 표정이

“잠깐 당신은 ... ?? 아니 누구지?”

라는 표정이라고 해야 하나?

몇번인가 친구부부에게 초대를 받아서 저녁을 먹거나 .. 혹은 컴터 관련된것을 봐주러 올때.
로이랑 놀아주는데..

그럴때마다 한참 놀다가 달려가면 자기 아빠 엄마가 있었는데.
지금은 나랑 놀다가 우다다다 했는데 .. 자기 아빠 엄마가 없고 ... 내가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니.. 애도 당황한거다.

“누... 누구세요?”

라는 표정으로 한참을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로이는 바닥을 두드리는 내 손가락에 정신을 뺏겨 다시 뛰어 놀았다.

그후 몇분 더 놀아주지 못하고 울타리에서 아쉬워 하는 녀석을 뒤로 한체 나와야 했지만..
그 누구세요 .. 라고 하는 듯한 표정이 너무 인상 깊게 남더라..

모르겠다.
강아지가 혼자 있는것에 대해서 내가 조금 감성적으로 받아드려서 그렇게 느꼈는지.
아니면 평소 주인이랑 놀다가 자주 하는 행동인지는 모르겟지만..

그땐 내가 조금 당황 스러웠다.
옛날에 키우던 강아지 생각도 많이 나고 말이다.

덕분에 일찍 돌갔지만 정신줄을 놓아버려..
8시 약속은 까먹고 밤 11시가 넘은 시각에 사과 카톡을 넣어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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