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1월 3일... 2015년의 새해가 열리고 이틀이 지난 지금이야 밖을 나설때. 두터운 버프와 장갑을 챙기지 않으면..
조금은 사나운 바람에 꽤 몸고생 마음고생을 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운동을 시작했던 5~6월 쯤만 하더라도 날은 따스했고 반바지에 반팔로 햇살을 즐기며 거닐던 때다.
운동이라는것을 특별히 싫어하는건 아니였지만.. 딱히 찾아서 다녔던것도 아니였다.

단순하게
몇년동안 말로만 아니면 건성으로만 다이어트 해야지..
운동해야지 하던것을.. 2014년에는 좀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에..

강릉에서 가까운 정동진이나 대관령.. 사기막 같은 유명하다면 유명하고..
오지라면 오지라는 곳을 찾아 다녔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새로운것을 접한다는 조금은 신선함에 빠져서 몸을 불태우며 돌아다닌게 아닌가 싶다.
다시 지난 여름에 했던.. 그 미친짓들을 다시 하라고 한다면 못할꺼다.

아무리 의욕이 앞서고.. 또 재미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에게는 한계가 있고 재미도 언제나 똑같이 유지가 되지 않는다.

더 나은 재미 .. 더 새로운것을 찾다가...
(자전거 끌고 산에 들어갔다 119 조난신고까지 하여 구조되어 엠블런스 타고 집에 오기까지 했다.)

날이 조금 추워지는 늦가을 쯤에서는.. 솔직히 지쳤다.
강한 자극으로 시작했던 운동은 강도를 아무리 강하게 해주어도 흥미가 덜해 젔다..

그나마 1kg, 2kg.. 보름도 안되어서 내려가는 체중계의 눈금과 숫자로 위로를 받으며
마음을 다 잡고, 다 잡으려고 했으나..

솔직히 많이 지쳤다.

가만히 하늘을 보며 한숨을 내쉬며.. 아직은 따스한 햇살에 여유를 가질려고 했었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는 싫었고.. 무언가 새로운것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었다.

그게 스트레스가 되어서 마음고생으로 돌아올때..

문뜩.. 가득찬 그릇을 비워야 채울수 있다는 … 어떤 글귀가 떠올라 마냥 3~4일 마음을 비우다가 등산 스틱을 손에 쥐고.. 가까운 산으로 갔었다.

몇번을 오르락 내리락 하던 와중에.. 이제 그만 할까.... 라는 생각이 들무렵..
우연히 길가에 묶인 조금 어린 강아지가 보이더라.

덩치는 조금 작지 않는 편에 백구 잡종인듯 한데.. 좀 어려보이더라.
처음에는 좀 짓는듯 하더니 그래도 손흔들어주니...
몇일이 지나고선.. 의래 지나가는 사람이구나 싶었는지 무관심 하게 쳐다만 보는거다.

무슨 일때문에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그 후로는.. 그녀석 보는 재미로 등산 스틱을 손에 쥐었다.

요놈 잘있나. 하면서
스쳐지나가는 길에 손한번 흔들려고.. 2시간 코스를 가게 되더라..

매번 보는 녀석인데 그래도 머라도 줘야지 하는 마음에 막대사탕을 하나씩 챙겨가기 시작했고.
이후로 이녀석이 사탕맛을 보더니..
내 등산스틱으로 바닥을 찍을때 나는 소리만 들려도 귀를 쫑끗 세우고선.. 꼬리를 흔들더라.

첫날에 사탕을 줄때..
매번 지나가던 놈이 다가와서 무언가 내밀고 있으니.. 몇번 짓으면서 호기심을 보이더니..

다음날엔..
호기심에 쳐다보고..

그 다음날엔 꼬리로 풍차를 돌리더라..

올라야지, 올라야지.. 저 산을 오르거나
달려야지, 달려야지.. 저 언덕을 자전거로 오르거나.. 할때는..

오르고 나서는..
허무함이 … 알게 모르게 쌓이더니..

저놈의 꼬리 풍차는.. 매번 봐도 입에 미소가 더 쌓여만 가더라..

주말에 독한 마음 품고 새벽에 버스타고 나서선 등산로 5시간 6시간을 거닐고
발에 물집이 잡히고 몸이 축이나서 다리며 팔이며 힘이 하나도 없어서

다음날 정말 정말 일어나기 힘들고
몸이 지쳐 움직여 지지 않는데도

고놈의 꼬리 풍차 하나 볼생각에... 양말을 신고 모자를 쓰고 있더라..

..

이제는 매번 그냥 사탕을 입에 넣어주니

약간은 도도해져서 꼬리 풍차도 좀 적당히 돌리는거 같고
목줄이 끊어져라 반겼는데... 지금은 적당히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폼이 좀 속상하지만..

오늘도 푹신한 양말과 등산 스틱을 꺼내들고 있다.

..
해가 변하는 1월 1일 많은 생각을 하는 요즘
무련듯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

내가 이 사탕을 저 강아지에게 주는것이..
내 욕심일까?

저렇게 반기는것이 나는 아닐꺼 라는걸 알기는 하지만..
그걸 위해서 준비하는 사탕은.. 정말 저 강아지를 위한것인지.. 나를 위한것인지 모르겠더라.

나이를 먹으면 주변의 정이 그립다고 하던데
그걸 여기서 찾은것인지도 모르겠다.

..

내가 가지고 싶은것을 가지기 위해서..
내가 하고 싶었던것을 하기 위해서..

달려온것이 수년이고 또 앞으로도 그럴꺼 같다.
그렇게 걸어오면서 매번 지쳐서 힘들었고 포기도 했었고 다시 일어서려고 발버둥도 쳤었다.

포기하려고 했던..2014년도에 마음을 다졌던 운동이라는 벽을..
강아지 얼굴 한번 보는 낙으로 넘어 섰다는게

조금은 다르게 걸어야 하지 않나 싶은 마음도 들기도 하다.

..

이런 저런 생각에 .. 요즘은 그 강아지가 있는 길쪽을 가지 않고 조금 돌아갔었다.
일주일... 정도를 못갔는데..

오늘 너무 보고 싶더라..
먼 발치에서 보이는 정도쯤 갔더니.. 벌서 착석하고 꼬리로 바닥을 쓸고 있고 눈은 초롱 거리는게..

미안하더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