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속 영한사전

from 일상에묻혀 2018. 9. 12. 23:17
반응형



언젠가 서점에서 영한사전을 구한적이 있다.

당시에 무슨 생각을 해서 그 사전을 사왔던것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확실히 기억이 나는건 내가 사전을 사기에도 여유가 그렇게 없던 시절이였던것을 확실히 기억을 한다.

계절은 기억이 나지 않고.
내가 머물던 곳에서 흔하던 서점들 여러군데중에 유일하게 하나 남은 말글터를 지하 계단으로 내려가
그래도 명맥을 유지하네 라는 간단한 혼잣말과 이런저런 책들 속에서 사전을 찾아들다가.

맘에 드는 사전이 없기에 다시 그 계단을 몇분 안되서 올라갔던것이 기억이 난다.
아마도 사전은 맘에 들었으나 당시 주머니 사정때문에 그랬을꺼라 생각된다.

당시에도 인터넷 서점이 한참 인기를 가지고 있던 시절이라.
이가격에 살꺼면 인터넷에서 택배비 내고 사더라도 더 싸게 살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것 같기도 하다.

.
.

여전히 이어폰을 귀에 꼽고선 즐겨듣던 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에 왔던걸 기억한다.

나름 싼가격을 찾는다고 쇼핑몰레서 중고로 파는 녀석을 골랐엇고..
도착한 사전이 중고등학생이나 쓸법한 표지이기에 마냥 실망하고 처음으로 쇼핑몰에 전화 해서 따진것도 기억한다.

판매처는 신판이라 그렇지 내용은 똑같으니 그냥 쓰라는 말을 했었고...
어리숙한 나는 내용이 같다는 말에 말을 더 못하고선 반품도 못하고 지금까지 멋으로 책상 한곳에 꼽아두고 있다.
(멋은 없긴하다만...)

밍밍하고 어디에 내놓아도 사전이라는 느낌으로 구매했던것이.
철지난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새로나온 수능대비라는 문구가 들어간 사전은.. 아무래도 내 비위에 안맞았던것인지...

처음 왜 구입을 했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그 의지가 자연스레 떨어지는 가을 낙엽마냥 매달려 있기엔 때가 아니였나 싶다.

가끔 눈에 밟히던 사전이였고..
그래도 당시엔 큼지막한 다짐으로 샀던 녀석이라... 몇번의 이사에도 항상 책상 한쪽 옆을 채우고 있었다.

.
.

때가 9월 중순이라 그런지..
창밖에서 지겹게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를 좀 안들을 까 싶어서 틀어놓은 잔잔한 발라드 노래를 듣다가..

침대에 몸을 눕히고선.. 책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 물건 저 물건을 이야기 꺼리를 떠올리다가.. 사전을 바라보곤...

내가 저녀석을 몇년동안이나 저기에 꼽아두는 이유가 있을까? 라는 생각에 일어나 사전을 꺼냈고
혹시나 비상금 따위가 있을까 싶어서 첫장부터 자르르륵 넘기다가..

포스트잇 하나가 떨어지더라.

이름 석자와. 핸드폰 번호.

반응형

'일상에묻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미제라블(Les Misérables) OST CD 구함  (0) 2018.10.06
10년된 하드가... 죽음  (0) 2018.09.02
스테레오 RCA 케이블 구입  (0) 2018.08.29